옛날엔 블로깅 참 열심히 했었는데
어느덧 더 편한 글쓰기 수단들(FB나 Insta)이 생겨나다 보니 그냥 거기에 대충 끄적이고 말아버리는 것 같다.
Facebook에서 제목과 분류가 사라지다 보니 그냥 내용만 있는 글만 대충 쓰다
Instagram으로 넘어오면서 긴 문장마저 구사할 일이 사라지다 보니 자연스레 활자에 대해 수동적인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다.
블로그에 쓸 내 이야기들은 참 많은데 귀찮다는 핑계로 하나둘씩 미루다 보니 어느덧 쌓인게 참 많다.
그나마 음반 구매할 때 마다 기록하는 블로그는 습관마냥 써서 나름 업데이트 되고 있긴한데.. (구매인증만 업데이트 하는게 함정)
이 블로그는 가끔 연비랑 정비기록만 적어대지 별로 이야기를 적지 않았다. 한두번 미루다보면 그냥 영원히 미루는 듯 싶다.
몇몇 음반가게에 수년간 묵어있는 내 wishlist 처럼.
11.11.2016. 이날은 내 졸업논문 제출일이고, 졸업논문 퍼미션만 받으면 이제 수료생에서 졸업생이 되는 상황.
출발 전 주유소에서 기름부터 넣는다.
뭐가 그리 귀찮았는지 마지막으로 데이스타250 타고나서 주유등이 뜰 정도로 기름을 안넣고 내비두고 있었다.
기름넣기 귀찮아서 아로마 탔는데 아로마 또한 기름없어서 넣은 기억이 있는데..
어느덧 기름넣기가 너무 귀찮았었다.
아무튼 기름 넣는데 이녀석 12 l나 냠냠 먹는다. 여태 타던 오두바이들 기름통이 그리 크지 않은데다
울프 노스텔지어는 4 l씩만 기름넣고 다녀서 기름값에 대한 생각이 그리 없었는데 (기름 아무리 넣어봐야 만원 안되니까..)
근데 이녀석으로 12 l 넣어버리면 기름값이 2만원 안되게 나온다.
금액이 큰 만큼 주기가 길어서 그게 그거긴 한데 일단 나가는 금액이 재법 되다보니 좀 부담되긴 한다.
암튼 이날 날씨가 참 좋았다. 조금만 추웠더라면 아로마 타고 갔을텐데..
힘들게 만난 교수님께 내 논문은 리젝먹었다.
물론 내가 그리 자신있게 쓴 것도 아니고 내가 보기에도 참 부끄럽다.
반대 상황이었더라면 나같아도 충분히 리젝 먹일 만 했다.. 고 생각한다. 머리로는..
딱히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최근 몇 년간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이룬 것들이 정말 없었다.
기억에 날 만한 일도 없었고, 그냥 하루하루 오늘 하루를 어떻게 버티며 살아갈까 수준
그러고 뒤 돌아보니 내가 한 것은 없고, 날 위해 한 것도 없고, 모두 남을위해 살아왔단 생각밖에 안들더라.
막상 내 삶에 대해 챙긴것이 없었다. 나쁜건 아니지만 그냥 슬펐다.
그래서 집으로 가려다 노들길에서 방향을 꺽고 여의도로 들어가, 원효대교 밑으로 갔다.
날씨가 따뜻하다 한들 늦가을인 덕분인지 사람은 없었다. 날씨 참 좋던 날 이곳은 사람으로 붐벼 앉을 곳도 없었는데.
이 자리에서 있었던 별별 추억들도 떠오르고 했다.
공교롭게 오늘은 빼빼로 데이. 사진찍은 앵글 왼편엔 나름 등들이 밝혀져 있었고, 이랜드 유람선도 있었는데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뭔가 휑 했다.
그냥 이 앵글에 있는 널부러진 배들이 마음에 들어 이렇게 잡고 찍었다. 사실 사진 찍을 때 별 생각없이 걍 찍는다.
어차피 내가 생각하는 만큼 담기지도 않는데 뭐..
여의도에 계속 있기에 뭔가 아쉬워서 아무데나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대충 생각난 곳은 송추계곡 주변 북한산 둘레.
아는 길도 아니고 송추계곡 가는길만 대충 알고 있었다.
물론 네비는 찍지 않았다. 그냥 그날따라 찍기 싫었고, 네비대로 가기는 더 싫었다.
그렇게 출발.. 길은 엄청나게 막혔고, 막힌 길 사이에서 짜증내며 이리저리 갔었다. 네비찍고 갔으면 내가 잘 모르는 길로 빠르게 인도했을텐데 나는 구태여 서울교를 지나 노들길을 건너고, 가양대교를 타고 올라갔었다. 수색 근처였을까.. 내가 원하던 목적지까지 길이 너무나 막혀서 가기가 싫어졌다.
그래서 방향을 틀었고, 언젠가 살고싶은 동네, 나의 꿈의 동네 일산으로 향했다.
일산은 동네가 평지인데다 그냥.. 가로수가 이뻐서 살고싶은 동네다. 빌라들도 큼지막하고, 주차할 곳도 많고.. 게다가 호수공원하나 크게 있어서 참 좋아한다.
라페스타에 있는 맥도날드에 들어가 커피한잔을 마시며 혹시 갈만한데를 추천받는데
딱히 갈만한데가 없었다.
이리저리 이야기 한창 하면서 월미도를 갈까.. 어딜갈까 고민하다 지인이 이태원에서 만나자고 해서 이태원으로 향했다.
이번엔 그냥 네비찍고 갔다. 천천히 가다 내가 늦을수도 있으니까.
수색을 지나 연대앞을 지나고.. 광화문에서 서소문 그리고 남산 2호터널..? 그리고 이태원.
광화문에 깔려있는 의경들.. 그리고 서소문에 있는 시민들. 무언가 두 적진 사이를 지나온 기분이었다.
대통령 하야를 외치고 있는데 난 걱정되는게 대통령이 하야하건 어쨌건 그 뒤를 이어 나라를 세울 사람이 없는게 너무 안타깝다.
어른들이 종종 우리더러 세상말세라 하는데 세상 말세는 어른들이 지금 만들고 있는 세상이라 말해주고 싶다.
이태원 맥날에서 수다떨고 노는동안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다섯명이 되었고, 어디론가 가자는 이야기에
나는 새벽에 일이 있어 집에 가야했지만 그냥 라이딩만 같이 가기로 했다.
경리단길을 지나 하얏트호텔에서 소월길 그리고 백범광장까지 라이딩.
그리고 난 집으로 먼저 갔다.
집 가는 길은 노들길 안타고 그냥 광화문 찍고 연대 앞 통해서 성산대교 건너서 쭉쭉 복귀.
논문 리젝때문에 기분이 참 싱숭생숭 했지만 달리니까 기분은 괜찮았다.
내일 날씨 참 좋은데 어디 가볼까.. 고민하다 피곤해서 바로 기절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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